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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상의 끝, 호수 위에 뜬 동굴

40년 가까이 매일 밥 먹듯 여행하며 살아왔음에도 매번 느끼는 것이 '세상은 넓고 여행할 곳은 많다'는 사실이다.     남미 대륙에서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파타고니아(Patagonia)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걸쳐 있는 파타고니아는 '세상의 끝(fin del mundo)'이라 불리는 곳이다.     우뚝 솟은 봉우리와 초록 숲, 아직 살아있는 거대한 빙하와 그 빙하가 녹으며 형성된 호수… 파타고니아는 자연이 오롯이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다. 특히 11~2월의 파타고니아는 바야흐로 꽃 피는 여름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청명한 하늘, 따사로운 햇볕 아래 야생화가 꽃망울을 '툭툭' 하고 터뜨린다.     파타고니아의 명소로는 바릴로체 캄파나리오 언덕, 토레스델파이네, 푸에르토 나탈레스, 피츠로이산, 모레노 빙하, 마블 동굴을 꼽을 수 있고 바릴로체, 엘칼라파테, 엘찬텐, 푼타아레나스, 땅끝마을 우수아이아가 대표 도시다.     시선을 압도하는 풍광들로 가득한 파타고니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관 중 하나는 단연 모레노 빙하다. 로스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모레노 빙하는 바다에 둥둥 뜬 빙하만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일단 규모부터가 길이 19마일, 높이 240피트, 두께 560 피트로 압도적이다. 남극과 북극을 제외하고 가장 큰 모레노 빙하는 문자 그대로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나이테로 나무의 나이를 가늠하듯, 거대한 얼음 평원은 켜켜이 눈이 쌓이고 그 눈이 얼어서 만들어진 시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1981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모레노 빙하는 빙하가 계속 움직이는 신비로움으로 더욱 특별하다. 때때로 빙하들은 '우르르 쾅쾅' 땅이 갈라지는 엄청난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린다. 호수 면과 맞닿은 빙하 끝자락은 거대 빙하에서 떨어져 나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아이젠을 신고 얼음 산을 오르는 미니 빙하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파타고니아의 또 다른 명물로는 주저 없이 헤네랄 카레라 호에 떠 있는 ‘마블 동굴(Marble Caves)’을 꼽을 수 있다. 보트를 타고 잔잔한 호수를 가로지르면 빙하의 압력과 긴 세월 침식작용으로 기묘한 자태를 뽐내는 바위들이 우뚝 서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면 황홀한 별천지가 펼쳐진다. 동굴 속은 선명한 블루를 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청록 물빛이다. 굴과 터널, 대리석 기둥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지형은 긴 세월 빙하와 파도에 의해 깎여서 형성된 것이다. 호수가 옥색 융단처럼 흐르고, 호수가 마블 터널과 벽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일렁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천국 같기도 하고, 우주 같기도 한 이곳에서는 잡념이 말끔히 사라지고 저절로 힐링이 된다. 그러한 기막힌 세상이기에 여행자들은 남미 대륙 깊숙한 곳에 있는 마블 동굴까지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호수 동굴 모레노 빙하 마블 동굴 빙하 끝자락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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